Friday, November 10, 2023

20231110

9월, 10월은 입사 이래 가장 빡센 두 달이었다. 이 회사는 오버타임을 돈으로 안주고 휴가로 주는 희한한 제도가 있어서 아마 내년부터는 나도 휴가가 남아돌아서 다 쓰지도 못하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일... 이 있었다. 10월 8일에 사촌언니 결혼식과 M언니 결혼식이 2개나 있었고, M언니 결혼식에서 정말 10년만에 CGY를 만났고 거기서 많은 선후배들의 소식을 들었다. 다른애들은 잘 모르겠고 CYS가 쭈욱 한국에 있었다니, 그녀석은 1년 휴학도 하고 줠라 왕따였는데 성적은 나쁘지 않았는지 졸업하고 바로 한국으로 와서 이직도 한번도 안해서 아마 내년에 파트너 될것 같다는 소식이 제일 충격적이었다.

10월 9일에는 교회 목장원의 결혼식이 있어서 갔었고 동생이 여자친구를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에 데려와 부모님께 인사시키기로 한 날이어서 온가족이 집을 거꾸로 들고 탈탈 털고 소파 한개를 내다 버리고 별 ㅈㄹ을 다 했는데

그날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급히 휴가를 내고 장례식장을 지켰고 (오후에 돌아가셔서 빈소는 저녁이 다 되어서야 준비되었고 셋째날 새벽 6시 15분에 입관이라 사실상 돌아가신 다음날 하루뿐이긴 했지만) 전혀 예상도 기대도 안했는데 회사분들이 와주셨다 (대표님, 릴리, NY, 그리고 의리의 HJ)ㅠㅠ 정말 너무 고마웠고 부모님께도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장지에서 돌아오자 마자 점심식사는 커녕 부의금 정산조차 하지 않고 마치 서로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급히 헤어졌다. 

우리 식구들끼리 콩나물국밥을 먹고 집에 들어와서 쉬다가 율동공원에 가서 산책을 하고 왔다. 나는 그 다음날 하루를 더 휴가 썼는데 그날은 뭘했는지 도무지 기억이 안난다. 

일은 계속 바빴고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야근을 했던것 같다. 주말에는 잠을 자거나 운좋게 혼자 집에 있게 된 날은 누워서 시간을 떼웠다. 사람 많은 데를 가기가 싫었다. 몸은 지쳐있었고 마음은 무거워서,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목원들 앞에서라고 해도 얼굴 마주하고 이야기할 생각만 해도 너무 힘이 들어서 한달내내 목장모임을 안/못 갔다.

11월이 되었고 내 짝궁♡ KAY이 한국에 왔다. 정말 기막힌 타이밍이었다. 이 모든 일들을 누군가에게 judgment-free zone에서 털어놓고 말할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는 것 때문에 더더욱 힘들었던 것 같은데, 감정들이 너무 raw 한 시기는 조금 지나갔지만 아직 힘들 때, 휴가를 낼 핑계를 딱 완벽한 타이밍에 제공하였다. 덕분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의 완벽하게 느슨한 하루를 보냈다.ㅠㅠ 

인생의 동반자는 인생의 진도 - 그런게 있다면, 마치 그런 것처럼 느껴 지니까 - 가 대충 맞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KAY가 곁에 남아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근데 이런 시간마저도 어쩌면 곧 끝나겠다는 생각을 하니(아니 왜 다들 그렇게 애를 낳고 싶어 하는거야??? 난 아직도 이해할 수 없숴...) 서글프기도 한데... 아무튼 최근 나의 외로움의 이유였던, 내 경험에 공감해 줄 수 있고 판단이나 평가 받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참으로 오래간만에 만낙서 너무 좋았다. 저녁에도 시간이 무한대로 있다고 생각하던 생각없던 대학생 시절을 함께한 친구들과 옛날얘기, 옛날사람들의 요즘얘기를 실컷 하다가 헤어졌다. PB가 완전 소식통이어서, 한참동안 잊고 있었던 온갖 사람들의 소식을 다 듣게 되었다.ㅎㅎㅎ (곁다리로 - H는 아직도. 또 만나면 또 좋았다가(PB의 술주정이 한몫 했다), 너무 철옹성이라 정말 빨리 관심 끊었다가, 그만한 사람 찾기 힘들다는 생각 했다가, 역시 이성으로서의 매력은 너무 없는건가ㅠㅠ(여기에도 PB의 술주정이 기여를..) 싶었다가, 뭐 그렇다...)

잠시동안 좋았는데, 또 나는 혼자야ㅠㅠㅠㅠㅠ 라는 생각이 드니까 너무 슬프다ㅠㅠㅠㅠㅠ (할머니는 나를 못 알아보신지 한참 되었지만) 이젠 할머니도 없어.....

I AM SUPER VULNERABLE RIGHT NOW

NOW IS A VERY GOOD TIME TO SEDUCE ME, if ever you were interested in me?!???!!!!!

라고 광고판에 대문짝만하게 써붙여 놓은들,

아무도 없을거잖아.....


..... 누군가의 총애를 받고 싶다.

누군가의 favorite 이고 싶다.ㅠㅠ

자꾸 그걸 회사에서 충족하려고 하는것 같아서 정말 이대로는 안될것 같은데, 이런 모티베이션으로 애인을 구하면 그것도 참 별로인것 아닌가?

역시 답은 개를 키우는건가????? 고양이? 말? 달팽이? 뱀?????

진짜 솔직히 태국에서 썸 있으면 좋겠다. 나 진짜 지금 엄청 완전 벌너러블 하니까, 조금만 잘해줘도 나 완전 껌뻑 넘어간다고오오ㅗㅗㅗㅗ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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