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August 10, 2020

20200810

 1. K가 취직을 했다. 지난주 금요일에 수습으로 첫출근을 했는데, 지원했던 다른 회사에서 오늘 연락이 와서 opening이 하나 생겼으니 혹시 are you still interested?이라며 연락이 왔다. 내가 연초부터, 아니 어쩌면 작년부터 계속 추천해 줬던 회사 & 포지션인데 돌고 돌고 돌고 돌아서 결국 그 회사, 그 포지션에 취직하게 되었다. 지원자 중 면접 등 성적이 가장 좋았는데, turn down their offer 해서 아쉬웠다고, 아직 관심있으면 알려달라고 했단다. 참..... 이렇게 쉬울 거였으면 지난 4~6년간의 돈지랄과 윽박지름과 sheer horror 의 순간들은 도대체 왜 겪은 걸까 싶다. 학교 졸업하자 마자 이렇게 취직했으면 한 순간도 그런 쓰잘데가 1도 없는 고생은 단 하루도 할 필요가 없었을텐데, 왜 하나님은 사람일 이렇게 뺑뺑이 돌린 후에 뭘 주시나 싶다. 더 나이먹기 전에 취직이 되었으니 다행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불과 몇 년 전에만 해도 이런 기회들이 없었거나, 찾기 더 힘들었을 수도 있지만... 그냥 쫌 감사하게 받아들이면 될 것을, 이렇게 모난 마음이 바로 튀어 나온다는 것도 참... 


2. 솔직한 심정으로 ( . . .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라 생략 . . . ) 딱 1년만, 돈을 벌지 않아도 되면 좋겠다. 딱 1년만 그런 여유가 주어진다면.... 자존심인지 자존감인지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물론 자격증 하나 딴다고 취업이 보장되는 건 아니지만 it would definitely open more doors for me and I would definitely be able to see more opportunities as mine. 매일같이 링크드인에서 채용공고는 올라오는데, 그놈의 자격증 한개가 없어서 지원조차 해볼수가 없는 현실을 매일같이 저주하며, 매일매일 '나는 루저야'를 되뇌이며, 살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삶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제발 좀 주어졌으면 좋겠다. ㅠㅠ


3. 토요일만을 기다리며 산다.

하지만 보나마나 그날의 경험은 나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고, 나의 예상이나 바람은 빗나갈 것이고, 아마 아주아주 오랫동안 그와는 다시 보지 못할 것이다. 

그 날이 끝나면, 도대체 무엇을 기대하며 살아야 하나, 벌써부터 걱정이다. 

이미 절망을 예습하고 있다.


4. 김선욱 리사이틀 예습한답시고 임동민이 연주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1번을 들었는데, 하.......... 1악장부터 Moderato cantabile molto espressivo 아니겠어... 임동민의 연주는 담백함과 '남성적'인 것이 매력이라고 정리해 버렸던 걸 참회했다. 너무 알흠답잖아.....ㅠㅠㅠ 죄송함미다 동민사마... 3악장 Adagio ma non troppo – Allegro ma non troppo 도 정말 ㅠㅠ 마지막 코드 딱 치고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그 공백 동안에 가슴이 너무 먹먹해서, 자동으로 다음 곡 (월광소나타... 그곡 자체도 넘나 charged 한 곡이니 도저히 이어 들을 수 없다! 훠이훠이) 으로 넘어가 버린 것을 얼른 멈추고 catch my breath 해야 했다.

Andante Favori도 그렇고 소나타들도 그렇고.. 이번 리사이틀 다녀오면 난 아마 김선욱과 완전히 사랑에 빠져버릴 것 같다......... 헤어나올 수 없는 늪에.....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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