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ugust 17, 2012

열등감

그는 내가 퍽 많이 좋아하는 친구이고
이타카에서 정말 몇 안되는 'real friend'중 한명이지만
솔직히 자꾸만 그와 나를 비교하게 된다.
마치 그와 나 사이에는 내가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있는것만 같고
그 벽을 느낄 때 마다 나는 열폭열쩔+자학모드로 가게 된다.
그와 함께한 몇일간의 시간은 나의 열등감을 더더욱 자극하는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 학교로 돌아가면 그나마 그친구라도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겠지. 
그마저도 없으면 학교에서 나는 정말 철저히 혼자...니까.

나는 도대체 무엇이 모자라서 그보다 공부를 못하는가.

나는 도대체 왜 그처럼 여기저기에 도움을 구할 줄을 모르는가.

나는 가진 돈도 없으면서 손에 쥐어 주겠다는 장학금을 마다했으며
도대체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더 랭킹 높은 학교를 선택했는가,

(랭킹이 더 낮은 학교를 선택했다면 성적도 더 잘 나왔을 가능성도 있고 그만큼 나의 행복감도 조금이나마 더 높았을거고, 이렇게 매순간마다 불효하고 있다는 죄책감도 덜할텐데)

나는 물론이고 부모님, 조부모님 조차도
모아둔 돈이 한푼도 없는데
도대체 왜,
가세를 기울게 해 가며 유학을 오겠다고 떼를 썼는가.

그렇게 떼를 써서 왔으면 공부라도 잘 해야지,
이렇게 빌빌대면서 왜 그만 둘 용기조차 없는가...

형편이 안되는 줄 알면서 유학가겠다고 한 것 부터가 불효의 시작이었고,
비싼 학교를 선택한 것이 두번째 불효,
그리고 그 학교에서 실패한 것이 세번째 불효.

겹겹이 불효.
매일매일 불효.

오늘밤에 잠이 들어서 내일 아침에 깨지 않고 그대로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죽음이 고통을 수반하지만 않는다면, 지금 선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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