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5, 2021

20210805 - Why I think I have ADHD

 I think I have (been living with) ADHD because:


- 어렸을 때 부터 부모님에게 "너는 머리가 좋은데 도무지 공부를 안한다", "너는 고성능 스포츠카인데 사이드브레이크가 내려져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 석사 할 때 제출한 페이퍼에 대해 지도교수로부터 "You pose an interesting question, but you do not probe."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생각해보면 대학+대학원+로스쿨 내내 제출한 모든 페이퍼가 그런식으로 용두사미였던 것 같다. 대학+대학원 내내 과제를 데드라인 내에 제출한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고, 항상 5분~30분정도 늦게 제출했던 것 같다. 로스쿨때는 과제를 완성한 적 자체가 거의 없었다. (덕분에 1학년 끝나고 formal 학사경고, 2학년 1학기 끝나고 informal 학사경고를 받았다.) 회사다니면서도 프로젝트의 시작은 좋았으나 마무리를 (시작이나 그 과정만큼은)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들이 더러 있었던 것 같다.

- 중고등학생때 수업시간에 많이 졸았다. 심지어는 선생님과 마주보는 맨앞줄에 앉아서도 하도 졸아서 같은반 애들이 '헤드뱅잉'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 (위와 연관이 있는데) 중학생때쯤부터 새벽 2시, 3시에 잠드는 버릇이 생겼고 (인터넷상의 활동(주로 팬질 및 음악감상) 및 라디오청취(새벽 2시에 시작하던 고스트스테이션)는 모든 공부/숙제를 끝내고 부모님이 잠든 시간에 해야 했으니까), 당연히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대학생, 대학원생, 유학기간에도 마찬가지. 수련회나 MT같은때에도 거의 항상 다른친구들이 모두 잠들때까지 나는 말똥말똥 깨어 있었고, 거의 항상 내가 마지막으로 일어났었다. 언젠가 debate tournament에 갔을때 딱 한번 스스로 일어난 날이 있었는데, 함께 갔던 친구가 "wow I didn't have to wake you up today!"라며 놀라워 했다. 유학생때는 이 덕분에 (거기에 depression+anxiety+무기력감 콤보 추가되서) 아침수업은 항상 지각하거나 결석 -> 교수들에게 찍힘 -> 학사경고.

- 충동적 성향이 강하다. '지금' 그 영화가 보고 싶고 '지금' 그 음식이 먹고 싶어서 허겁지겁 뛰어댕기며 하고싶은 일을 한 적이 많다. 기억나는 instance: 나포함 3명의 친구들과 놀다가 이제 뭐하지? 영화볼까? 해서 무작정 영화관에 갔는데 마침 다들 보고싶어하는 영화가 있었다. 상영시간이 얼마 안남아서, 함께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없고 3명이 각각 따로 앉을수밖에 없었다. 한 친구는 이럴바엔 영화를 보지 말자고 했고, 다른 한명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고 했는데, 내가 강력하게 영화 보자!!!고 해서 세명이 각각 따로 앉아서 영화를 보고 나온 적이 있다. 나중에 영화 보지 말자고 했던 친구가 '너는 영화를 정말 사랑하나보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Addictive personality. 유튜브에서 명탐정 코난 보다가 며칠밤을 샜다. 뜨개질에 꽂혀서 몇달동안 새벽 3시~6시에 잔 적도 있다. (백수였을 때도 그랬고 직장 다니면서도 한번 더 그랬다. 다시는 이러지 말아야지 + 가족들에게 들키면 안되겠다 싶어서 한국 들어올 때 뜨개질 도구 및 재료들을 다 쓰레기통에 버리고 왔다. 직장다니면서도 그런 적이 있었는데, 이러다가는 정말 수면부족으로 기절하거나 큰 사고 칠 것 같아서 뜨개질 도구들을 모두 박스에 넣어서 눈에 안 뜨는 곳에 치워버렸다.)  

- 시간이 뜨는 것, 행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것을 피할 수 있다면 피한다. 영화는 시작 5분전에 예매해서 보는 경우가 많고, 수업이나 약속에 미리 도착해서 준비하고 기다린 적이 평생 한손에 꼽을 정도다. 출근, 면접, 선-_-, 연주회... 모두 마찬가지다. 이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쓰고싶은 욕구 (control에 대한 욕구)'가 강한 나의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ADHD 증상일지도 모르겠다. 

- (위와 연관) 거의 항상 지각한다. 학교수업(석사때 3시간짜리 수업에 1.5시간씩 상습적으로 늦었다), 친구와의 약속, 교회, 회사(1L여름에 인턴할때 매일 30분~2시간까지 지각했었다. 3L여름에 인턴할때도 30분정도 지각했다가 상사한테 들켜서 외근갔었다고 거짓말한 적도 있었다. 한국와서는 상사한테 인격모독 수준으로 작살나게 혼나고 업무시작시간 30분 전에 회사앞에 떨궈주는 셔틀버스 타고 다니면서 어느정도 강제로 나아졌다), 운동클래스 (항상 5~10분 늦어서, 강사님들이 항상 'ㅇㅇ님 오늘 오시나?'라며 기다린다고 그랬다) 가리지 않고 모든 시간약속에 조금씩 늦는다. 전날부터 긴장해서 모든 동선과 이동시간을 계산해 두어도 '기다리는 것/시간뜨는 것을 싫어하는 성향' 때문에 뭔가 시간때우는 행동을 하다가 결국 지각한다.

-  초등학생, 중학생 때는 준비물 챙기는 것을 자주 잊어버렸었다. 체육수업 있는 날인데 체육복을 집에 두고 오고, 미술 실기 하는 날인데 미술도구 안 들고 오고... 친구들에게 빌리거나 점심시간에 몰래 집에 가서 챙겨온 적이 많았는데 중학생 때 많이 고쳐진 것 같다. 고등학교 때는 학교가 집에서 멀었기 때문에 친구에게 빌리지 못하면 그냥 맞거나, 맞고+점수 깎이는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더 긴장해서 잘 챙겼던 것 같다.

- 1L여름방학때 인턴 하면서 정말 아무 일도 안했다. (매일 지각하고 하루 8시간 채운답시고, 다들 퇴근해서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7시~8시까지 죽치고 앉아있다가 오곤 했다.) 수퍼바이저는 처음에 두어 번 "Do you have enough things to do?"라고 물어보고 (이게 나에게 눈치주는 것임을 알아차리지 못한건 ADHD일까 ASD일까? 그냥 사회경험 미숙으로 볼 수는 없는것 같다) 내가 계속 yes라고 하니까 더이상 묻지도, 나무라지도 않고 가만히 내버려 뒀다 (차라리 그 때 처음에 시킨 일 빨리 마무리하고 다른일도 하라고 지시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 당시 그곳이 나에겐 '꿈의 직장'같은 곳이었는 데도, 그 황금같은 기회를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유학가기 직전에 인턴했던 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거기서는 심지어 몇시간을 채워야 수료증을 줬었는데, 도대체 뭘 하며 시간을 때우다가 왔는지 기억이 전혀 없다 (그때도 매일 2시간정도씩 지각해서, 늦게 퇴근하곤 했었다). 그때 수퍼바이저 분은 보살인지 그냥 기대수준 자체가 낮았는지 잘 모르겠다. 사회생활 처음 해보는 애들은 이런 경우/시기가 있는 것 같긴 한데 (내가 여기서 뭘 해야 하는건지, 누가 일을 시키기 전에는 잘 파악이 안되서), 그 인턴경험 두 번 동안은 정말 1도 일을 안했다.

- 어떤 task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즉 일 빨리 하는 사람이 절대 아니다. 그리고 아주 가끔은 어떤 일을 하는데 시간이 터무니없는 수준으로 오래 걸려서 상사가 쇼크먹은 적이 있었다. (예: 작년여름에 file review를 하루종일 2개밖에 못했을 때) 분명히 하루종일 한가지 일만 했고, 특별히 딴짓을 한 기억도 없는데 그 일을 마치지 못한 적이 적지 않은 것 같다. 


그 외에 ASD의심증상들도 있지만 (말을 literal하게 알아듣는 것, 사람들과의 interaction에 아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매우 피곤해 하는 것) 그건 좀 긴가민가 하고... 반면에 ADHD는 위에 적은 것처럼 실례가 아주 풍부해서 ㅠㅠ 아마도 확실한 것 같다.


  

2 comments:

  1. 추가로 몇가지: 수렴적 사고를 잘 못하고, 발산적 사고만 잘 한다. (시험공부 할 때 보면 small nuggets of information을 수천개씩 외우는 편이다. 단원별 핵심주제나 핵심개념 위주로 공부하다 보면 never have time to get to the more detailed information)

    I have anxious feelings/sensations even when I don't have anxious thoughts. 이게 바로 hyperactivity 라고 하더라..... (eureka?!) That's why I keep reaching for snacks even when I'm not hungry. 지금은 배부르니까 먹지 말아야지, 지금 이걸 먹으면 오히려 기분이 나빠질거야 라는 생각이 들어도 무언가를 입에 넣는다. 우는 아기에 pacifier를 물려주는 바로 그 효과다. 입에 뭐라도 넣어주면 일단 울지는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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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My tutor said I seem to have a good grasp (knowledge) of the material that is being tested, but seem to 'miss' the facts in the given fact patterns.
    + I give up easily. = Projects with loose ends, like essays missing a 'conclusion' paragraph, etc.
    + Hard to 'switch' from one task to another, or from one 'mode of thinking' to another = which is probably seen as being stubborn
    + OCD tendencies - maybe I've always had it? But I think I reinforced it to make up for my ADHD symptoms (frequently making mistakes, 'missing' parts)
    What a great way to introduce myself at a job interview -- "Hi, I'm a slow learner, I get bored quickly, I give up easily, and listen to no one! Would you like to hire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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