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많은 말과 글과 어휘와 다양한 표현에 노출되었는가를 시험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아이들에게는 익숙치 않은 어휘를 많이 구사하는 어른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은 아이가 받아쓰기를 잘 할 수 밖에 없다.
받아쓰기를 잘 하는 아이가 특별히 머리가 좋다거나
(머리가 '나쁘지 않다'는 증거는 될 수 있겠지만)
언어 감각이 뛰어나다거나
(역시 언어 능력이 심히 '떨어지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는 있겠지)
국어책을 열심히 읽었다거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크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될때까지 나는 어른들하고만 지냈다.
그 때 즈음 처음으로 학교 끝나고 애들과 놀이터에서 놀아 본 것 같다.
그때 즈음 처음으로 친구 집에 놀러 갔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내가 서너살때부터 애어른이 된 것은 하나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내가 show-off가 된 것 역시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On the flip side, 그렇기 때문에 내가 또래 친구를 사귈 줄 모르는 것도 너무나 당연한거고
내가 게임이란 게임은 그렇게 못하는 것도 당연한거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단체생활/단체행동을 그렇게 못 견뎌 하는 것 역시.)
평생을 그런 식으로 살았다.
내 노력 없이, 대가 없이 나에게 주어진 것들을 등에 업고
마치 그것이 나의 능력인 양
내가 뭐라도 되는 것 처럼
내가 대단한 일을 성취해 냈다고 생각하면서.
이 곳으로 유학을 오게 된 것 까지도, 내 노력의 산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적어도 이 정도 결과는 나와야지.
나에게 환경적으로 주어진 것들 위에 내 노력까지 더해졌다면, 더 좋은 학교에 갈 수 있었을거다.
내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그저 내가 나에게 주어진 환경을 얼마만큼 받아들이고 거기로부터 benefit할 수 있었는가에 관한 이야기밖에는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온 이후부터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환경은,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 놓는 것, 거기까지만 해줄 수 있었나보다.
환경은, 나를 여기에 떨구어 놓고 조용히 나의 인생라는 무대에서 퇴장해 버렸다.
물론 나라는 사람을 형성하는데 지금까지의 경험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이제는 나의 환경도 나의 일부분이 되어 버렸으니까, 그게 완전히 없어지는 건 아닐테지만
앞으로는 정말 맨손 맨주먹으로 헤쳐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학기에는 이렇게 많은 생각 하지 않고서도 그냥 열심히 했었는데.
이번학기에는 더더더더더더더더더욱 isolate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혼자서 더더더더더더 slack off 하고,
그런 모습을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으려고 더더더더더 숨고
rest of the world로부터 더더더더더 나 자신을 멀리 떨어뜨리고.....
이번학기 내내 그런 악순환 안에 갇혀 있는 것 같다.
생각만 하지 말고 정말 도움을 구하자.
내가 편하게 느끼는 사람에게만 얘기하지 말고 나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에게 얘기하자.
새로운 resource와 새로운 network를, 이제는 내 손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계속 가만히 앉아있고 싶을 뿐이다.
Get your ass up and go out and DO SOME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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