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September 16, 2023

20230916

"When nowhere feels like home, I guess you just sort of retreat into yourself."

Beef (Netflix series)

어제 퇴근하고 (정말 오래간만에) 충분히 헬스장 갈수있는 시간여유 있었는데 안가고 집에 퍼져서 Beef 봤다. 오늘도 헬스장 안가고 시리즈 끝까지 마저 봤다.

하루종일 비가 추적추적 왔다.

아침부터 엄마가 너는 왜 문안인사를 안하냐, 왜 일어나라고 하는것에 과민반응 하느냐, 너는 태양왕이다, 너는 도무지 teacheable 하지가 않다, 이게 다 너를 위해서 하는 소리인데 너는 듣지를 않는다, 너의 잘못된 태도에 대해서 잘 생각해봐라... 한바탕 하고 나가셨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천천히 라면 끓여먹고 차도 한잔 끓여 마시며 누워서 넷플릭스 봤다. 너무 좋았다 (except for the lingering thought that I have to work) 아무도 나를 방해할 수 없는 내 공간이 너무나 절실히 필요하다. 

그리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정직한 대화가 도무지 일어날 수 없는 주제들에 대해 할 말을 쥐어짜내는 일을 2시간 동안 했고

빗길을 30분동안 걸어가서 예마자매들 모임에 갔다. 이나이에 미혼으로 남아있는 친구들은..... let's just say... 이하생략. 그나마 내 마음이 쉴수있는 모임이라고 생각했는데 거기서도 정작 내 마음을 가장 무겁게 하는 일들에 대해서는 얘기할 수 없었다. 

생각해 보니, 어제 헬스장에 가기 싫었던 그리고 오늘 하루를 시작하기 싫었던 이유가... 엄마가 "너희들이 결혼을 안하면 내가 어떻게 눈을 감겠냐"고 말하셔서. 정말이지 그런말을 들으면 당장 죽어버리고 싶다. 마음이 마치... 연자맷돌을 목에 걸어 바다에 던져진 것처럼 무겁고 헤아릴 수 없을만큼 깊고 어두운 곳으로 빠져들어 다시는 기어나오지 못할 곳으로 떨어지는 느낌. 

이런 상황에서 사람구실 하며 매일 출근하고 일에 빵꾸 안내느라 고생이 많다, 너무 잘 하고 있고 대단하다, 알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ㅠㅠ

죽음처럼 긴 추석연휴 내내 부모님과 묶여있을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하다. 이럴때 같이 여행 갈 친구는 전에도 없었고 이제는 미혼인 친구가 하나도 없어서 더더욱 정말로 없다. 정말 호캉스라도 어서 예약해야 하나? 그나마 연휴에 용주랑 도연이 만나기로 해서 장장 5박6일 동안 하루 정도는 스케줄이 생겼다. 목금토일요일에는 심지어 헬스장도 문닫는것 같다. 정말 너무 끔찍하다. 어떡하지... 용주네 집에 가서 자고오는 건 너무 민폐인가? 하아.....

그리고 일이 너무 많다. 일을 빨리빨리 쳐내지 못하는 내가 싫다. 맘같아서는 개인정보 담당자 한명, 고객 민원 응대 담당자 한명 해서 두명 더 채용해 달라고 하고 싶다. 지금은 정말 1인분의 일이 아닌것 같다.

회사사람들하고 많이 친해진 것 같고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도 있어서 정말 너무 다행이지만, 그걸로 외로움이 채워지지는 않잖아. 매일매일 너무너무 외롭고 마음이 무겁다. 이런 이유로 결정사 가입하면, 상대방에게 너무 무례한 것 아닌가? 결혼할 생각도 딱히 없으면서 그냥 만나서 시간 떼울 사람을 돈내고 소개받는 건... 같은값이면 역시 심리상담을 받아야 하나? 그런다고 뭐가 나아지나?

운동도..  SNS에서 너무 쓸데없는 정보를 많이 알아버려서 그 헬스장 계속 다니기 나혼자 좀 부담스럽다. 데스크 직원과 매니저가 연애중인데 그 여자는 곧 유학인지뭔지 떠난다는 상황인것 같고 그래서 사진올리는 건 항상 남자다. 여자는 연애하는 사진 절대 안올리더라. 그리고 나의 질투를 유발했던 그 모델녀는 (물론 남녀사이에 순수한 친구사이가 되는건 흔치 않지만) 귤이랑 고향 오빠동생 사이인 듯 하다. 고향에서 알던 사이인데 둘다 상경해 있으면 당연히 서로도 애틋하고 양가부모님도 은근히 기대하시고 뭐 그런 사이겠지. 근데 이젠 척봐도 알겠는게 한참 hustle 하는중인 사람은 연애가 딱히 안중에 없다. 게다가 귤이는 그 어떤 여자보다도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연애같은 걸리적거리는 짓을 할 생각이 없어보인다. 연애를 잘 하는 남자들은 도대체 어디서 보고 배우는걸까? 정말 궁금하다.

언제나 그렇긴 하지만 머릿속이 시끄럽다. 다 잊고 잠이나 진탕 자고 싶다. 그러니까 늦게 일어난다고 지랄좀 하지 말라고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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