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29, 2020

20200729

어렸지만 그때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사람은 어이가 없을 정도로 싱거운 사람이라는 걸.

머리가 아릿하도록 단짠단짠한 사람
정신이 번쩍 들도록 매운 사람
알면 알수록 씁쓰름한 사람
아찔하도록 시큼한 사람
구수한 사람...
그 이후로 이런 여러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더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는
정말로
싱거운 사람.

그리고
그래서
좋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싱거운. 우려도 우려도 새로운 맛 같은 건 나타나지 않는.ㅎㅎ
하지만 그렇기에 
온 감각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칠수도 있을법한 아주 작은
달콤함이나 새콤함이나 씁쓸함이,
너무나 갑작스럽고 충격적인.

그런 재미를
마치 온 세상에서 나만 아는 것 같은
그런 재미에
그를
좋아했었다.

아직도 그대로일까.
아니면 나처럼... 깎이고 닳고 절었을까.
그래도,
그대로일 것 같다.

나는 아직도 세차게 내리는 비를 더 좋아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부슬부슬 내리는 비의 정취를 알게 된 것도,
차분하게 조용히 내리는 비
창가의 너
그 기억 때문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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