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ne 19, 2011

운동 가는 게 좋은 진짜 이유

다른 그 어떤 생각도 해서는 안되고 할 수도 없는 시간,
그저 내 호흡에, 내 움직임에만 집중해야만 하는 시간.
다른 사람들의 시선, 해야할 일들, 하고싶은 일들,
걱정거리, 고민거리,
심지어는 기쁜 일들도
모두 잠시 차단하는 시간.
그래서 운동하는 시간이 좋다.

처음에는 그렇게 신경쓰였던 트레이너의 터치와, 그의 핫바디도.. 이제는 개의치 않는다.
이제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최고를 이끌어 내는 그에게 고마울 따름.
잘 하고 있다고, 잘 되어가고 있다고 이따금씩 칭찬해 주고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체력이 좋은 편이에요"라고 한다던가
트레드밀 뛸 때 "진짜 잘 뛰는 것 같아요"라고 말해주면 정말 기분이 좋다.
(항상 그 말 다음에는 속도를 확 높인다던가 속도를 줄여줄 타이밍인데 안줄이고 200m만 더 뛰라던가 하는 조건이 붙지만.. -_-)

사실 운동하는 당시에는 힘들고 숨차고 땀도 비오듯이 나고 그렇지만
한시간 정도만 쉬어주면 말짱해 진다.
많이 힘들었던 날도 밤에 푹 자고 나면 괜찮다.

조금씩 집중력이 높아지는 걸 느끼고, 그런 나 자신이 좋다.
그 어떤 일을 하면서도 그렇게 집중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약간 서글프기도 하지만,
운동할 때 만이라도 집중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으니,
이제 그 수준의 집중력으로 공부와 여러가지 해야할 일들을 하는 방법도 배워가야지..

약간 걱정되는 건,
트레이너에게 dependent한 집중력이 아닌가 싶다는 것.
지켜보면서 어떤 동작 몇회 실시! 하고 시키고
너무 오래 쉬지 않도록 구령도 붙여 주고
너무 힘들어 하면 자세를 바꿔보라던가 다른 방법으로 운동을 시킨다던가
그런식으로 내가 운동에만 신경쓰면 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 없다면,
내가 똑같은 집중력을 가지고 운동할 수 있을까?

이 나이에, 아직까지도, 나는 혼자서 동기부여가 되어 무언가를 집중해서 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한 걸까?
왜 나는 계속 타의에 의존하고 타의에 나 자신을 내맡기는 방법을 배워 오고, 선택해 왔을까?
이제 그 방향성을 나의 내면으로부터 우러러 나오는 에너지들을 더 강화시키고
바깥에서 오는 자극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 무언가를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하는 방향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유학 가 있는 동안에도 운동 꾸준히 해서 -- 요즘만큼 자주, 열심히 할 수는 없겠지만 --
하다못해 트레드밀 2km이랑 복근운동50회라도 매일 해서
3년 후에는 좀 날씬해 졌으면 좋겠다. 내 키에 맞는 몸매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 옷이나 입어도 볼성사납지 않은 체형이 됐으면 좋겠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예쁜 구석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전신거울을 봤을 때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외모와 자신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감당해야 할 일들을 거뜬히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을 조금씩 길러가야지.

조금 더 오래 H코치님과 함께 운동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6개월 정도?ㅎㅎ
목표는 마라톤 완주 (이건 오반가.. 그럼 하프마라톤?ㅋㅋ) 정도로 잡고.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오래 트레이너에게 의존하는 습관을 들이면 오히려 안좋으려나; 뭐 아무튼..
조금 더 욕심내서 운동하는 방법을 열심히 익혀야겠다. 코치님 없이도 혼자서 운동 할 수 있도록..

내 몸 하나는 내가 책임질 수 있어야지,
그래야 내 가족, 내 공동체, 등등 나에게 소중하고 내가 섬겨야 할 사람들을 제대로 섬길 수 있을 테니까.

결론은 운동 열심히 해야 된다는 거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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