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친구가 더 부잣집 남자랑 결혼한다.
결혼하는 것도 부럽긴 한데 결혼은 내 팔자에 없는일이라 여긴지 이미 오래 되었기 때문에...
양가 다 부자이고 신랑 신부 둘다 돈 잘 벌어서 세상에서 집값이 제일 비싸다는 도시 중 한 곳의 새로지은건물 새집 첫 입주자로 들어가서 살고있는데 시댁에서 월세보조 해줘서 거의 공짜로 살고있으며
그 전에도 시어머니 소유의 올드머니들이 모여사는 동네에 아무리 돈이많아도 어느정도의 사회적 지위가 없으면 입주자로 받아주지 않는 콧대높은 건물에서 월세 한푼 안내고 살았으며
딱 하루 입을 몇천불짜리 베라왕 드레스를 사기까지 거진 일년동안 한국과 미국 방방곡곡의 드레스샵을 뒤졌으며
예물반지는 당영히 티파니인데 신랑돈으로 하는거라서 비싼거는 못했다는둥
망할 코로나땜에 연봉 동결 안됐으면 원래 자기 연차에는 연봉이 3억원정도 되어야 한다는 둥
이나이가 되면 명품백을 열개정도는 갖고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죽어라고 일을 해도 명품백 하나 사는데 엄청 고민하고 산다는 둥
온집안에 널려있는 운동기구와, 한국들어오면 호텔에서 자가격리 해야하는데 남이 쓰던 침구 쓰기 싫어서 침낭과 베개를 샀다는 둥
옷장이 터져나가도록 가득찬 런웨이에서 갓 가져온듯한 옷과 구두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부모님의 생계나 건강에 대해 재정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같은 건 아주아주 먼나라 이야기라는 것.
부모님 돌아가시면 형제의 생계는 고스란히 내 책임이 된다는 것이 어떤 개념인지 상상조차 할수가 없다는 것.
부모님이 눈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돈돈돈돈돈 하지 않으신다는 것.
나는 지금... 그친구와 연차가 1년밖에 차이가 안나는데 3억은 ㅎㅎㅎㅎㅎ 내가 은퇴하기 전에 억대연봉을 과연 한번이라도 만져볼 수 있을까 싶고ㅎㅎㅎㅎㅎ
명품은 갖고싶다는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고
옷은 유니클로와 지오다노, 그마저도 재택근무 장기화로 인해 근 1년간은 티셔츠 한장조차 산 적이 없으며 (아 양말은 7년전에 산 것들이 너무 늘어져서 서너 켤레 샀다)
구두는 지난 3년간 한켤레 샀으려나.
난 정말 먹는것 교통비 핸드폰요금 보험료 저축 외에는 1원도 안쓰고 사는데도 남는돈이 없는데.. 매년 연봉 점프에 쾌속승진한 내가 말이다.
결혼은 됐고. 돈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