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anuary 6, 2011

원서 원서 원서

인턴들이 자꾸 물어본다. 만날 때 마다 물어본다. 원서 다 썼냐고.
그때마다 나는 대답한다. 네 달 째 같은 답변이다. 아직[도] 쓰고 있다고.
KJY언니가 "되게 오래 쓰네요"라고 말하더라.
오래 쓰기는 개뿔. 10월말부터 지금까지 한.글.자.도. 안쓰고 있는거지.

그 와중에 엄마라는 사람은 사랑니 뽑아라, 옷을 사라, 피부관리실을 다녀라, 운동을 해라 얼굴만 마주치면 잔소리다.
그중 어느 하나도 로스쿨 지원하는 것과는 faintest 상관도 없다.
어쩜 그렇게 내 입시에 대해서는 가족 중 한명도 관심이 없는지.
지난 1년 내내 "나도 수험생" 이라고 그렇게 광고를 해 댔는데
동생이라는 인간은 "무슨 입시?" 라며 금시초문이라는 듯한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정말 너무 속상하다.
합격하면 다들 자기 덕택에 잘 됐다며 take all the glory할꺼면서.
어쩜 한달에 두어 번 볼까말까한 인턴들이 가족보다 내 로스쿨 진학에 더 관심이 많을 수가 있는건지.
내 삶에 대한, 내 일상과 일정에 대한, 눈꼽만큼의 존중도 없는 이놈의 집구석이 너무나 싫다.
물론 원서 빨리 안 쓰냐고 재촉하면 또 그것때문에 짜증낼 나이긴 하지만..
로스쿨 지원하는 걸 무슨 학원 등록하는 수준으로 생각하는지 정말..
정말 너무, 너무 화가 나고 답답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맨날 놀기만 하고 걱정만 하면서 원서 한글자도 안/못 쓰고 있는 내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세상에서 제일 싫다.
불안에 벌벌 떨면서 혼자서 제발 저려서 가족들에게는 눈치만 보고
만나는 사람마다 바쁜척만 하고 잘난척 하고 좋은말 한마디 못해주고
이런 x병신같은 내가 제일 싫다.

빨리 끝내야지.
다음주 금요일까지는 지금 올려놓은 8개는 꼭 지원 끝내야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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