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외교관 후보자 선발 시험 최종합격자들 확 달라진 스펙
김수경 기자 | 2013/11/13 10:28
http://m.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3111301061
지난 12일 안전행정부가 2013년도 외교관 후보자 선발 시험 최종합격자 43명을 발표했다. 이 43명 중 39명이 대한민국 외교관이 된다.
특이한 점은 후보자들의 ‘스펙’이다. 외무고시를 통해 외교관을 선발했을 때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NGO 활동가 출신’, ‘해외 유명대학 MBA 출신’, ‘외국계 금융회사 출신’, ‘통일부 공무원 출신’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선발된 것이다.
안전행정부는 달라진 선발 전형을 일등공신으로 꼽는다. 이번 외교관 후보자 시험은 과거 외무고시와 달리 다양한 우수 외교인재를 충원하기 위해 일반외교, 지역외교, 외교전문 등 3개 분야로 나눠 시행됐다. 전체 43명의 합격자 중 지역외교분야가 8명, 외교전문분야가 3명이다. 일반외교분야는 32명 뿐이다. 합격자 37명 중 90%이상인 34명이 외교통상분야인 외무고시(올해)와 차이가 크다.
최연소 합격자인 최서희(여·21)씨는 이번 시험에서 ‘아프리카 지역 외교’ 분야에 합격했다. 대학에 다니면서 프랑스어와 아프리카 중부의 토착 언어인 스와힐리어를 꾸준히 공부한 최씨는 아프리카 역사·문화에도 관심이 많다. 최씨가 근무를 희망하는 1순위 국가는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이다. 그녀는 “최근 중국이 아프리카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데 중국을 능가하는 대한민국의 외교 역량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씨와 같은 지역외교 합격자는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러시아, 아시아 등 5개 분야에서 선발됐다. 안행부는 “과거 외무고시가 영어권 국가에 치중된 인재를 뽑았던 것과 달리 이번 외교관 후보자 시험에선 제3세계 국가의 언어와 문화에 능통한 인재를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지역외교 분야의 선발요건은 지역정세 및 해당 지역언어에 능통한 전문성이다. 이 때문에 중동, 아프리카 지역은 경력이 있는 인력이 뽑혔다. 올해 마지막으로 치러진 외무고시에서 제3세계 언어 능통자가 아랍어 전공 1명뿐이었던 것과 차이가 크다.
올해 처음 시행된 외교전문 분야에도 경력이 있는 전문 인력들이 선발됐다. 군축(軍縮) 및 다자안보·개발협력·국제통상 및 금융으로 나눠진 외교전문 분야에는 후보자가 각 1명씩 선발됐다. 군축 및 다자안보 분야에선 통일부 공무원이, 개발협력 분야에선 인도에서 시민단체 봉사활동을 했던 인력이 선발됐고 국제통상 및 금융 분야의 최종 합격자는 해외 유명대학 MBA 출신으로, 외국계 금융회사에 다니던 인력이 뽑혔다.
안행부는 ‘SKY 편중 현상’도 약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원유철 의원(새누리당)이 지난 9월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3~2012년 외무고시 합격자 269명 중 ‘SKY 대학’ 출신이 217명(서울대 127명, 연세대 51명, 고려대 39명)으로 전체의 80.7%에 달했다.
류임철 안행부 인력기획과장은 “임용 전까지는 출신 학교를 공개하지 않지만 올해 지역외교, 외교전문 분야가 새로 도입되면서 SKY 편중 현상이 완화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합격자 43명은 1년간 국립외교원 교육을 받게 되며, 교육내용 성취도, 외교업무 수행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아 5등급 외무공무원으로 임용된다.
이번 시험엔 975명이 응시해 1차 공직적격성평가(PSAT), 2차 전공 및 통합논술시험에 이어 3차엔 인성·역량 면접을 거쳐 43명이 선발됐다. 1968년 시작돼 46년간 1361명의 외교관을 배출한 외무고시는 올해 47기 시험을 마지막으로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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