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29, 2020

20200729

어렸지만 그때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사람은 어이가 없을 정도로 싱거운 사람이라는 걸.

머리가 아릿하도록 단짠단짠한 사람
정신이 번쩍 들도록 매운 사람
알면 알수록 씁쓰름한 사람
아찔하도록 시큼한 사람
구수한 사람...
그 이후로 이런 여러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더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는
정말로
싱거운 사람.

그리고
그래서
좋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싱거운. 우려도 우려도 새로운 맛 같은 건 나타나지 않는.ㅎㅎ
하지만 그렇기에 
온 감각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칠수도 있을법한 아주 작은
달콤함이나 새콤함이나 씁쓸함이,
너무나 갑작스럽고 충격적인.

그런 재미를
마치 온 세상에서 나만 아는 것 같은
그런 재미에
그를
좋아했었다.

아직도 그대로일까.
아니면 나처럼... 깎이고 닳고 절었을까.
그래도,
그대로일 것 같다.

나는 아직도 세차게 내리는 비를 더 좋아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부슬부슬 내리는 비의 정취를 알게 된 것도,
차분하게 조용히 내리는 비
창가의 너
그 기억 때문이듯이.





Sunday, July 19, 2020

20200719

(After watching "Bombshell")

와서 한번 읊어주고 가지 않으련.
The insults that you hurled at me that I didn't deserve,
The insults that you hoped would cripple me.

Tuesday, July 14, 2020

20200714

사는 게 원래 이렇게 외로운건가?
회사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가정에서도, 교회에서도, 이제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내 의견이나 시각이 아주아주 소수의견인 것만 같다.

그사람이 쉽게 놓아지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처음 만난 사람이건 오래 알았던 사람이건 근래에 그렇게 쉽게 대화가 이어지는 사람이 없었기에. 한마디 할 때 마다 백마디씩 설명할 필요가 없는 사람을 만나본지가, 기억할 수 없을 만큼 오래 되었기 때문에.

네가, 욕심을 끊고 선을 긋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지. 자제시켜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지. 나는 어떻니. 나 정도에서 선을 긋고 settle 하는 건 어때. 너도 이렇게 대화가 잘 되는 사람, 만나본 적이 있기는 하니? 아니면... 척하면 척 하고 알아듣는 사람보다, 너에게 부와 명예를 약속하는 사람이 더 중요한거니. 조급한 마음만 내려놓으면, I could be good for you. 조금만 기다려 주면, 나 잘 할 수 있을거야 아마. 

근데 너새끼는 기다리고 자시고 할 마음이 없으니까 나가린거야 새꺄. 너란새끼는 딱 거기까지인거라고.

Saturday, July 11, 2020

20200711

기다렸어.
어젯밤에
네가
오늘은 늦었으니 이만 자고
내일 전화할께,
라고 말했던 그 시간까지.


여러 사람들에게 똑같은 수법으로 반복적으로 엿먹는 건,
내가 바보여서인거지?

인사치레로 하는 말을, 약속이라도 한 것 처럼 목매달고 기다리는 내가 바보인거지?